부모님 농지에 과수나무를 심고 매년 굴삭기를 임대해서 제초를 합니다. 얼마 전에도 다녀왔는데 농기계 임대사업소에 두산 DX17 미니 포크레인이 새로 들어왔다고 해서 신형 굴삭기를 빌려서 밭일을 해봤습니다.
굴삭기 자격증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4~50대 중년 남성에게 가장 인기있는 국가자격증의 중심에 굴삭기 자격증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격증을 따놓고도 대부분 장롱면허 신세를 면하지 못하는데요. 시험 볼 때 탑승하는 6W를 기사 없이 장비만 빌려주는 곳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중장비학원에서 얼마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만져본 경험과 자격증 만으로 6W 장비를 조종하는 것은 단언컨대 불가능합니다. 자격증 취득 후 최소 6개월에서 1년은 따로 훈련해야 제대로 된 운영이 가능하다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실무과정 안내
저는 자격증 취득후 내일 배움 카드를 이용해서 김포에 있는 중장비 학원에서 실무과정을 두 차례 수강 했습니다. 실무과정 수업은 017, 030, 02 등의 장비를 번갈아 탑승하며 터파기, 논둑 만들기, 경사로 오르기, 배수로 파기, 채바가지로 돌 고르기 등 바가지로 할 수 있는 훈련과 뿌레카, 보강토 작업, 빗자루 질, 바가지 바꿔 차기 및 돌려차기, 배수로 넘어가기 등 실전에 필요한 응용작업들을 훈련하고 마지막으로 트럭에 직상하차를 배우면서 수료합니다. 상하차는 굴삭기 렌탈을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능력이지만 훈련과정 중 가장 위험하기도 한 과목이기 때문에 기량이 미달되는 훈련생은 훈련에서 제외시키기도 합니다. 마치 로봇을 조종하는 것처럼 다양한 구분동작을 배우고 조작해 보는 것 자체가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다들 운전처음 배울 때는 짜릿한 스릴과 재미를 느끼잖아요. 운전은 2차원공간에서 좌우, 가감속의 움직임뿐이지만, 굴삭기는 제한적 이긴 하지만 3차원 공간의 움직임을 구현하기 때문에 그 재미에 다섯 배 정도 된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실전작업 사례
실무과정에서 배운 기술을 저는 여러모로 잘 써먹고 있습니다. 보도블럭 작업, 조형물 작업, 나무 식재 작업 등 날일 나가서 욕먹어 가며 돈을 벌어보기도 했고, 시골에 가서 농장분뇨 치우기, 자갈 깔기, 배수로 작업 등을 장비 빌려서 도와드린 일도 있고 밭일은 주기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렌탈관련 팁
굴삭기 업계에서는 기사 없이 장비만 빌리는 것을 '렌탈'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렌탈은 주로 YK 건기의 얀마 017 장비를 빌렸고 YK의 경우 렌탈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점이 전국에 소재하고 있으니 YK 건기 홈페이지에서 렌탈서비스를 검색하셔서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가까운 지점이 없을 경우 해당지역의 미니포크레인 업체에 장비만 임대가 가능한지 문의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렌탈비용은 하루 15만 원 정도이며, 기름은 1.7톤의 경우 8시간 작업에 경유 20리터 정도 소비됩니다. 1톤 굴삭기는 8시간에 대략 6~7리터 정도 먹는 것 같습니다. 기사포함 장비 임대료가 하루 60~70만 원이니 본인 능력이 된다면 상당한 돈을 아낄 수 있습니다.
농기계 임대사업소
해당지역에 농지를 가지고 있거나 농민이라면 농기계 임대사업소에서 농용굴삭기를 렌탈할 수도 있습니다. 굴삭기 자격증 없이 3톤 이하 수료증 만으로도 임대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자세한 자격조건은 해당 지자체 임대사업소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주기적으로 빌리는 파주의 경우 1톤 굴삭기는 하루 4만 원, 신형 1.7톤은 하루 13만 원, 배송비가 왕복 2만 원입니다.
구보다 U10 미니포크레인
파주 농지 밭일을 할 때마다 구보다 1톤을 빌렸었는데 햇빛이나 비를 가려주는 캐노피도 없고, 등판력도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힘이 딸리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연식이 있는 만큼 좌, 우측 트랙이 도는 속도가 다르고, 대바가지를 차고 일하다 보면 무게를 못 이겨 휘청거리기도 하는 등 안정성이 무척 떨어졌습니다.
두산 DX17 미니포크레인 후기
구형 1톤에 비해 임대료가 무려 3배나 비싸기는 했지만 배송포함 15만 원이면 정말 저렴한 편입니다. 가동시간은 이제 78시간이라 전반적으로 힘과 안정성에서도 모자람이 없었습니다. 직경이 한 뼘 이상 되는 나무나 뿌리를 캐는데도 무리가 없었고 등판능력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아쉬운 점은 바가지 폭이 좁은 쪽바가지가 없다는 것과 토끼버튼(자동차의 5단 기어처럼 고속주행은 가능하지만 오르막에서 등판능력은 떨어지는 기능)이 삽날레버에 붙어있어 처음에 찾기가 어려웠고 삽날사용 시 주의하지 않으면 의도치 않게 눌러진다는 정도입니다. 1톤은 하루 일하면 다음날 내내 허리가 아팠었는데 장비가 커진 만큼 진동이 덜해서 그런 건지 허리 아픈 것도 많이 줄었습니다.
농사를 짓거나 임야든 밭이든 본인 소유의 토지에서 작업을 하시려는 분이 있다면 포크레인 렌탈을 통해서 좀더 효율적으로 힘을 훨씬 덜 들이고 재미있게 작업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한번 배워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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