께름칙한 돈벌이 경매, 그 짭짤함에 대하여

남들이 망해서 경매에 부쳐진 께름칙한 부동산이라 그런 것으로는 돈 벌기 싫다고 말하는 분이 꽤나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런 분들의 선입견 덕에 아직까지 경매판이 돈이 됩니다. 

 

공짜행복은 없다. 행복에 돈이 든다.

인생을 산다는 것. "산다."에는 무엇인가를 산다는 소비의 의미도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 중 사지 않은 것이 있었나 생각해 보자고요.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을 살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합니다. 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지만 돈이 있으면 더 행복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생일에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좋은 곳에 가고 바라던 선물을 주는 일에도 돈은 필요합니다. 제가 돈을 좋아하는 이유는 사람답게 사는데 돈이 필요한 것임을 어렸을 때부터 절실히 느꼈기 때문입니다. 가족의 생일에 케이크 한 번 먹어본 기억이 없고 겨울철엔 사촌 형에게 얻어온 소매가 해진 하늘색 돕바 한 벌로 봄까지 버텼습니다. 운동화 대신 몇 치수나 큰 축구화를 뒤축을 꺾어 슬리퍼처럼 신고 다녔던 기억도 나네요. 엄마는 돈을 벌기 위해 화장품 방문판매, 요구르트 아줌마, 목욕탕 때밀이까지 정말 열심히 뛰어다니셨지만 우리 집 살림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쉬운 것은 가난이라는 이유로 그 시절 내가 느낀 창피함, 부끄러움 그리고 부모님이 느끼셨을 자식에 대한 미안함, 괴로움 등 인생 사는데 별 도움되지 않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며 보냈던 시간들이 너무 아깝다는 것이죠.
 

수원에서 제일 오래된 아파트

단칸방을 벗어나 그다음 이사 간 곳이 수원에서 제일 오래된 서문아파트라는 곳이었습니다. 국유지에 시에서 건물을 지어주고 실내공사는 사는 사람이 알아서 했던 곳이랍니다. 방 두 개짜리 10평 남짓 아파트는 연탄으로 난방을 했고, 화장실은 계단실에 따로 마련된 공동화장실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아침마다 용변을 보기 위해 옆 집사람과 인사하며 차례를 기다려야 했던 곳... 제가 살고 있을 당시에도 주방벽에 금이 가서 바깥 텃밭에 어떤 작물을 키우는지 확인이 가능할 정도로 불안했던 그 건물들은 지금은 철거되어 공원으로 조성되었습니다.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두 가지 이유

자식이 더럽고 빈곤한 환경에서 자라나길 바라는 부모는 없을 겁니다. 좀 더 악착같은 끈기를 심어주기 위해 어느 정도의 결핍도 필요하겠지만 직접 가난을 경험하지 않더라도 부모가 돈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열정과 끈기를 갖고 열심히 살아가는 '엄마 친구 아들'을 우리는 누구나 한 명쯤은 알고 있습니다. 경제적 자유를 이룬다는 의미에는 물질적으로 풍족해진다는 뜻도 있지만 돈 때문에 생기는 쓸데없는 걱정을 안 해도 되기 때문에 시간도 제법 절약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꽤나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사람이 돈을 벌지 못하는 이유는 그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끈기 부족과 선입견 때문입니다. 물이 끓기 위해서는 100도가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열을 가해야 하는데 그 임계점까지 다다르기까지 에너지를 쏟아붓지 못하고 포기하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가난이라는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발버둥을 쳐야 합니다. 크림통에 빠진 생쥐가 살아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크림이 버터가 될 때까지 끊임없는 발버둥을 쳤기 때문입니다. 그런 노력 없이 공짜로 그 수렁을 탈출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고물상이나 청소업은 더러워서 안되고, 경매는 망한 사람 등쳐먹는 것이라서, 00 자격증은 어려워서... 돈벌이가 된다고 해도 스스로 시작하지 못할 핑계를 만들어 애써 위안을 삼습니다. 그런 선입견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분야의 기득권세력은 그런 선입견에 고마워하며 자신들의 진입장벽을 더욱 공고히 합니다. 어느 분야든 진입장벽이 존재하는 데 어딘가에 쉽게 힘 안 들이고 나를 기다려줄 꿀단지나 파랑새를 찾아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다른 것은 잘 모릅니다. 하지만 경매는 분명 돈이 됩니다.

지금도 본업으로 버는 돈이 적지 않지만 조종사라는 본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신체조건, 학력, 나이, 경험 등 많은 제한이 따르고 이런 조건이 모두 갖춰진다고 한들 항공사에 취업하는 것은 대단한 운과 노력이 따라주어야 합니다. 몇 년의 시간과 몇 억의 비용을 들여 조건을 갖추고도 취업하지 못한 일명 '비행낭인'이 매년 적체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에 비하면 경매는 누구나 할 수 있고, 공부해야 할 양도 적고, 비용도 거의 들지 않고, 본업으로 돈을 버는 와중에 짬짬이 시간을 내서 투자할 수 있는 최고의 부업 중 하나입니다. 빚만 가득한 부모님의 막막한 생계를 도와드리고자 시작한 지 5년 만에 이제는 오히려 부모님의 기초노령연금 탈락을 걱정해야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본업과 부업모두 쉬운 것은 없었습니다.

다른 것들을 경험해 보진 못했지만 역시 쉬운 건 없을 겁니다. 돈을 벌어보기로 결심하셨다면 절실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끈기 있게 도전하세요. 어느 분야에서나 성공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원칙이자 공식입니다. 거창하게 시작하실 필요 없습니다. 쉽지 않지만 힘들지도 않습니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시고 천천히 바꿔가시면 됩니다. 저라고 지난 5년간 새벽 일찍 일어나서 놀지도 쉬지도 않고 앞만 보고 달려왔을까요? 아닙니다. 지금도 열두 시면 자고 아침 7시에 일어납니다. 졸리면 낮잠도 자곤 해요. 영화도 보고 여행도 가고 늘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생산적이지 못한 활동은 조금씩 줄여왔습니다. TV, 골프, 테니스, 게임, 음주 같은 것들이요. 그리고 독서, 스터디, 강의, 산책, 유산소 운동 이런 것들로 대신 채워나갔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 시나브로 바꿔가시면 됩니다. 뭔가 바꿔볼 생각이 드셨다면 내일로 미루지 말고 지금 바꿔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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