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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 돈공부

일상다반사 : 농지연금 덕분에 얻은 어설픈 효자 코스프레

by 멘토파일럿 2023. 5. 8.

염소농장이 망한 후부터 줄곧 집에만 계시던 부모님은 농지연금을 받게 된 즈음부터 다시 노인정에 다니신다. 그때부터 나 역시 동네어귀에서 마주친 어르신이나 친척들의 안부전화를 통해 효자라고 불리우게 되었다. 

 

 

정말 운이 좋았을 뿐인데...

생각한 것을 행동으로 옮겼을 뿐. 뭐에 홀린듯 계획은 맞아떨어졌다. 절실한 시기에 농지연금 제도를 알게 되었고,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스승을 때마침 만나게 되었고, 적당한 물건이 나와 스승의 경험을 등에 업고 경매낙찰을 받았다. 빽빽한 아름드리 리기다소나무로 잡초도 없이 마른 솔잎이 가득했던 그 땅은 이제 듬성듬성 심긴 복숭아 과수원으로 "전"이라 불리기는 아직 어설프지만 농지로는 손색이 없는 모습으로 변모했다. 

 

어설픈 효자

효자라고 불리우는 나 역시 어설픈 것은 마찬가지. 해봐야 소용없는 걱정 따위는 하지 않기로 마음을 바꿨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차라리 그 시간에 생산적인 것을 찾아 몰두한다. 혹시 무슨 일이 일어나면 그때 대응한다. 참 건조하고 밋밋한 가족관계지만 우리 애들도 나를 이 정도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니 마음은 편하다. 

 

올해 역시 막내딸의 판정승

어버이날을 맞아 올해도 양가 부모님을 방문했다. 밤늦게 집에 도착한 그 시각 누가 봐도 시골에서 놀다 온 것을 짐작케 하는 막내의 흙투성이 바지 주머니에는 부모님께 선물로 드린 노란색 신사임당 초상화가 꼬깃꼬깃 접혀있었다. "00이 드림"이라는 빈 봉투만 남기고 온 탓일까? 편지라도 한 장 써드릴 껄, 아님 겉봉에 "사랑해요"라도 한 마디 적어드릴 껄, 하는 껄무새 소리만 맴돌았다. 새벽녘 부스스한 눈으로 베개하나 덜렁 안고 따라나선 막내딸은 역시 잠보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머리만 대면 꿈나라로 가는 저 능력은 누구를 닮은 건지... 조금만 잠자리가 불편해도 잠들 수 없는 나로서는 부러웠다. 먹는 시간, 고양이와 놀던 시간 빼고는 종일 코를 골며 자던 딸아이는 과다한 잠 때문인지 고양이 털 알레르기 때문인지 모르게 눈두덩이가 부풀어 있었다. "토리가 만져달라고 배를 까는데 어떻게 안 만져?!!!!!" 아내의 잔소리 공격을 예상이나 한 듯 대답대신 질문을 던졌다. 

 

시골집 고양이 토리

놀고, 먹고, 자고 잔소리엔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질문으로 응수하고 게다가 두둑한 용돈까지 올해 어버이날 역시 막내딸은 방어전에 성공하며 챔피언의 자리를 지켜냈다. 훌쩍 커버려 어린이날 선물도 받지 못하는 사춘기 소녀지만 인생 제대로 즐기는 니가 진정 챔피언이다.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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