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박기.. 부정적 의미로 쓰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적은 비용을 들여 큰 효과를 내는 레버리지 스킬을 좋게 포장하면 가성비 좋다고 하고 직설적으론 알박기라고 하죠. 오늘은 여러 가지 알박기 방법에 대해 풀어보겠습니다.
투자공부가 취미생활
어제는 주말을 맞아 고대하던 경매스쿨 현미경 특강을 청강하러 다녀왔습니다. 오전부터 시작된 감정술사님의 공장경매강의는 20대 시절부터 경매와 감정평가 분야에 몸담아 오신 강사님의 관록과 실전경험을 생생하게 배울 수 있었고, 감사하다는 한 마디 말로 넘어갈 간단한 내용이 아니라서 나중에 별도의 후기 포스팅을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오후부터는 치우님의 물건분석 강의까지 듣고 스텝 분들과 식사하고 차마시며 수다 떨고 하니 장장 10시간이 넘는 시간을 투자이야기로 꽉꽉 채우고 왔네요. 직장에서는 8시간 근무하는 것도 몸이 배배 꼬이고 퇴근시간 체크하느라 애먼 시계만 쳐다보는데 돈 되는 수다에 시간은 순삭입니다. 마치 놀이공원 마감시간을 맞이한 어린아이 심정처럼 집에 가기 싫은 느낌... 다들 아시죠? 강의 내용도 묵직하지만 중간중간 빵빵 터지는 위트와 재치있는 말솜씨는 제 수준에서는 넘사벽 스킬이라 그저 부럽기만 합니다.
같은 물건 다른 출구전략
물건분석 강의의 여러 물건 중 하나가 제가 ‘알박기’ 용으로 찍어둔 관심물건이었고 이에 관심을 보인 수강생분의 요청으로 제 나름대로의 출구전략에 대해 짧은 코멘트를 해드렸습니다. 그래서 그 내용에 대해 언급하고자 합니다.
진행 중인 물건이라 노파심에서 말씀드리자면 순전히 제 개인적인 시각과 관점에서 구체적인 조사 없이 접근 방법을 소개하는 것이니 그저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96-2번지 77평의 작은 토지가 제일 필요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제 생각에는 700평이 넘는 큰 토지를 가진 96번지 토지주라고 생각됩니다.
96-2는 지적상 맹지이지만 ‘매류 2길’이라는 포장된 현황도로와 접해있습니다. 지자체 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면에 속한 리단위 토지는 건축법상 도로와의 접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아 96번지 토지주가 건축 등의 개발행위를 하고자 하려면 96-2는 꼭 필요한 토지가 됩니다.
위성사진에서 보듯 지금도 96번지의 농사를 위한 농로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가격만 적당하게 따온다면 96번지의 쓰임새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가성비 좋은 길목이 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사례 하나 더 보여드리겠습니다.
이건 역시 도로에 접한 138번지 작은 토지가 나머지 큰 땅들을 맹지로 만드는 길목을 잡고 있습니다. 신건에 들어갈까 고민했으나 산38의 소유주가 종중으로 토지개발에 별 관심이 없을 경우 협상이 길어질 수 있고 산38과의 138번지 사이에 있는 토지도 해결해야 제대로된 효과가 나오는 문제가 있어 포기했던 물건입니다. 1회 유찰 후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감정가의 122%로 누군가 낙찰 받아 가셨습니다.
다양한 알박기 방법
이렇게 작은 토지로 길목을 막는 방법도 있지만 토지지분이 균등하게 나누어진 것이 아니라 한쪽이 크고 한 쪽이 작은 경우 작은 지분의 공유자의 협조가 없으면 토지의 사용, 수익, 처분에 많은 제한을 받게 됩니다.
작년 내돈내산 성공사례입니다. 단 1/9지분을 가지고 꽤나 짭짤한 수익을 올렸습니다. 공유물 우선매수가 예상되는 상황이었지만 우선매수권이 성립될 수 없는 틈새를 발견하고 지방까지 내려가서 10만원 차이로 낙찰을 받았던 물건입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세부지번과 출구전략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번 주에는 김포 구도심 상업지역에 위치한 오래된 재건축 예정 상가 임장을 다녀왔는데요. 엘리베이터가 없는 한 동짜리 오래된 건물에 20개가 넘는 1층상가 중 대부분이 공실이었습니다. 고층의 오피스텔이 연접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작 2~3평 지분을 가진 구분소유자들은 평당 1500을 요구하는 상황이고 재건축 설계도면까지 그려온 건축업자가 제시한 금액은 평당 1100 입니다. 1층마저 공실인 상황에서 고층의 커다란 지분을 가진 소유주는 급전을 막지못해 똥줄이 탑니다. 평당 600선으로 조율하고 갔지만 가격은 속절없이 내려갑니다.
시세대비 떨어진 가격에 눈이 멀어 큰 돈 묶이는 투자자가 되느니 없어도 그만인 돈으로 배짱을 튕기는 2평짜리 알박기 소유주가 훨씬 나아보입니다. 연락이 되지 않거나 될 대로 되라고 여유 부리는 상대와 협상하는 것이 제일 어렵다는 것을 대갈통이 깨져 피를 보고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마음에 알박는 방법
저녁식사를 하고 나오는데 카페장님이 로또 한 장을 제게 주십니다.
오다 주섰다. 버릴락 했는데 걍 너해라!
이런 거 사실분이 아닌데 웬거냐고 물어보니 꽤나 심각한 사고를 치고 일확천금으로 복구를 해보려는 지인에게 회수해 오셨답니다. 토요일 저녁 결과 나오기 두 시간 전 받은 복권 한 장에 ‘만에 하나 당첨되면 얼마의 지분으로 나눠야 하나? 같이 식사한 스텝하고 1/4 로 나누면 적당할까?’ 행복한 상상을 꽤나 오래 했었습니다.. ㅎㅎ
집에 와서 확인해 보니 결과는 꽝이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니 적은 가치를 가지고 몇 시간 동안 제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으셨네요. 역시 카페장님도 꾼이에요. 농사꾼. 사람농사도 잘 지으십디다.
복권 사는데 돈 한 푼 써본 적 없지만 타인의 마음을 사는데 이 보다 가성비 좋은 방법도 없는 것 같습니다. 저도 종종 써먹어야겠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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