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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 돈공부

몸 팔다 걸렸다구? 내집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그녀.

by 멘토파일럿 2023. 7. 9.

1층 현관에 위치한 우편함은 세상의 다양성을 알려주는 소통의 창구가 된다.

때론 내 소유의 땅이 개발된다는 반가운 소식을 물어다 주는 제비집이 되기도 하지만 가끔은 똬리를 틀고 내가 열어보기만을 기다리는 방울뱀의 서식처가 되기도 한다.

현행범 체포 섬네일

 

대체로 지자체, 단체, 개인이 보낸 우편물은 도박판에서 히든카드를 쪼아볼 때처럼 아드레날린이 샘솟지만...

어라? 경찰서?? 짐작컨대 안 봐도 개패다.

 

통지문

 

뭐 흔한 경우는 아니겠지만, 정리하자면 내가 임대하고 있는 오피스텔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고, 통지문이 도달되어 상황을 인지한 상태에서도 계속 임대할 경우 최대 3년 또는 3천만 원의 벌금과 임대수익까지 몰수할 수 있다는 골치 아픈 일이 터진 것이다.

 

형사 관련 사건에는 젬병이라 하루이틀정도 검색과 정보수집을 하고는 바로 아래와 같은 내용증명을 보냈다.

 

내용증명 일부

 

세입자는 헤어진 전 남친에게 받은 용돈과 채무관계로 경찰이 오해를 했다는 둥 별 궁금하지도 않은 변명을 하며 계속 살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낮은 목소리로 단칼에 거절했다.

궁지에 몰린 사람의 백 마디 말은 때론 공기보다 가벼운 반면, 규정과 절차에 근거해서 공권력이 만들어낸 공문서 한 장은 무쇠보다 무겁다.

, 짐만 빼면 다른 세입자를 구할 때까지 공실문제 등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실익에 민감한 편이지만 나와는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과의 승부에서는 적정 수준의 손실은 감내하기도 한다.

똥인지 된장인지 굳이 먹어볼 필요는 없다.

똥뭍은 쥐를 궁지로 몰면 자칫 내게 덤빌 수도 있기에 퇴로를 살짝 열어줬다.

임대사업이라고 하면 다들 ‘따박따박’ 돈 들어오는 것만 생각하지만 신기하게도 물건별로 ‘따박따박’ 뭔 일이 하나씩 생긴다.

 

말을 무기로 만드는 법

차량에 블랙박스를 달기 훨씬 오래전부터 비행기에는 블랙박스가 장착되어 있었다. 대부분의 구명보트가 오렌지색깔인 이유는 해상에서 조난시 식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다. 블랙박스도 눈에 잘 띄는 오렌지색 케이스 안에 수천 도의 열과 강한 충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블랙박스는 항공기의 자세, 속도, 고도 등을 기록하는 FDR(Flight Data Recorder)과 조종실의 음성을 녹음하는 CVR(Cockpit Voice Recorder),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CVR은 바로 작동시킬 수도 있고, 엔진이 시동되어야 작동하게 할 수도 있는데 나는 바로 작동시키는 편이다. 엔진시동 전에도 관제사나 정비사와 나눴던 비행 관련 주요 내용들을 녹음하기 위함이다.

 

항공기 블랙박스

 

이와 마찬가지로 나는 모든 핸드폰 통화내용을 녹음한다.

나와는 결을 달리하지만 계약, 낙찰 등의 법률행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엮여야 하는 사람들, 요즘말로 빌런 때문이다.

원래부터 말이 가벼운 사람도 있고, 상황이 말을 가볍게 만들기도 하는 것을 많이 경험했다.

화살처럼 쏘아대는 가시 돋친 말들은 그 순간을 견디면 사라지지만 기록된 음성은 공증을 받으면 문서가 된다.

면이 거칠기 때문에 종이에 베이면 칼보다 아프다.

회유, 말 뒤집기, 악다구니 시전에도 듣기만 할 뿐 좀처럼 대꾸를 하지 않는다. 대신 다 이긴 것 마냥 의기양양할 때를 노려 나의 종이검은 상대의 목을 겨눈다.

 

PS.

계약해지 관련 내용증명 양식을 hwp 파일로 첨부하니 필요하신 분은 다운받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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