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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 돈공부

세후수익 1억1117만원, 수익률 441% 짜리 토지매도 후기

by 멘토파일럿 2023. 5. 8.

수년 전 지목은 전이지만 포장도로와 법면으로 거들떠보지도 않아 수차례나 유찰되었던 토지를 며칠 전 매도했다. 물론 매수자는 그 땅이 필요해서 경매에 입찰했던 법인이었고 불과 수백만 원의 차이로 차순위를 했던 그 뼈저림은 고스란히 그들의 손실이 되었다. 세후 1억이 조금 넘는 돈은 두 차례에 걸쳐 입금될 예정이다.  
 

불편한 동거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날 없다고 했던가? 토지를 낙찰받고 기뻤던 기분도 잠시 보유한 토지가 늘어갈수록 처음엔 부지런히 지었던 농사도 해마다 몇 번 제초하는 것 마저도 부담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조금 등한시되었다는 생각이 들 무렵 여지없이 그 땅도 경작하지 않은 이유를 소명하라는 공문이 떨어졌다. 빳빳한 양잔디 그린 옆에서 몸빼바지를 입고 대추농사를 짓고 있는 불편한 동거를 이젠 끝낼 때가 됐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쳐 지나갔다. 농지처분의무로 인해 불편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사족을 붙이며 날아온 공문을 담당자인 김과장에게 전달했지만 소명을 위한 청문당일까지도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농지처분 심의위원회

예상대로 청문은 형식적이고 우왕좌왕대는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해당 주무관은 본인이 조사까지 해서 공문을 뿌려놓고도 정작 청문회 참석인원도 제대로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 청문회장은 앉을자리가 없었고 아픈 사람부터 천재지변으로 인한 지형변화로 내 땅이 어딘지 모르니 측량을 해달라는 사람까지. 농사짓지 못하는 농민들의 갖가지 이유로 회의시간은 한참 모자랐다. 모든 것을 머리로만 알고 실무는 몰랐던 주무관은 청문회 준비미흡에 진땀을 뺐고, 포청천 같은 품위를 지킨 채 상석에서 질의를 하던 자문변호사는 정작 농지법의 처분내용을 세부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주무관에게 선처를 강요했다. 더 있어봐야 시간낭비라는 것을 파악하자마자 처분의무 면제를 받을 수 있는 입증자료를 주무관에게 건네고는 자리를 떴다.

 

협상의 법칙 : 쉬운 것! 어려운 것! 둘 중에 골라!

돌아오는 차 안에서 김과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간신히 방법을 찾은 것처럼 상대측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요구했다. 그리고 그게 어려우면 이번기회에 매수는 어떤지 넌지시 생각을 물었다. 내가 던진 미끼에 입질은 생각보다 빨리 왔다. 1000만 원을 깎아주며 담당자의 기를 세워줬고 나는 잔금시점을 올해와 내년으로 나눠 1000만원 어치 양도세를 아꼈다. 어차피 손에 쥐는 돈은 같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공권력을 핑계로 김과장에게 어려운 숙제를 던져주는 것과 동시에 정답이 적힌 해설서를 모르는 척 밀어 넣었다. 
 

계약당일

본인의 이름을 상호로 사용하는 그 부동산에 들어서면서 "개업하신지 얼마 안 되셨나 봐요?"라고 넌지시 운을 뗐다. 같은 자리에서 소속 공인중개사로 일하다가 1년 전에 인수했는데 어떻게 아셨느냐며 간판만 봐도 몇 년차 인지 짐작이 가나며 신기해하셨다. 간판이 아니고 포털지도로 그 정도는 확인이 가능하고 특히 상가는 그 위치에서 얼마나 오래 영업했는지 로드뷰로 확인하는 것은 입지나 상권분석에서도 중요하다고 말씀드리니 많이 가르쳐 달라고 하신다. 00 컨설팅 이사직함이 찍힌 명함을 꺼내려던 찰나 옆에서 듣고 있던 아버지께서 부동산을 업으로 하는 중개업소 사장님이 작년에 공인중개사 자격증 딴 아들녀석에게 뭐 배울 게 있느냐며 자랑인 듯 지적인 듯 아리송한 말씀을 남기며 농을 던지셨다. 두 필지 거래에 등기필증은 하나밖에 없어 첫 번째 잔금날 비밀번호 일부만 보여주고 회수하기로 한 것 외에 계약은 순조로웠다. 계약서에 적히는 어머니 이름 세 글자는 중개사가 감탄할 만큼 예쁜 글씨체였지만 어머니 손은 온통 부르트고 검버섯이 올라와 있어 마음이 착잡했다.
 

소회

자식에게 부담 줄까 싶어 6평 좁은 컨테이너에서 생활하시며 5년 넘게 염소를 기른 부모님께 농사일은 유일한 밥벌이였지만 그마저도 수천의 빚만 남긴 아픈 천직이었다. 그럼에도 그런 아픔을 토대로 농지연금과 농지로 수익을 만들어 이제 기초연금 탈락을 걱정해야 하는 수준까지 왔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 스스로 대견하기도 했고 금세 고마움을 표시할 대상이 떠올랐다. 돈이야 앞으로 잃을 수도 있고 더 많이 벌 수도 있는 것 이겠지만 물고기 잡는 법을 알았기에 큰 욕심이 들지는 않는다, 단지 내가 함께해 온 사람을 잃지 않기 위한 욕심은 좀 부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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